태국의 양계장 그리고 뱀의 위험성
- 6월 8일
- 3분 분량
최종 수정일: 6월 11일

태국에서 작은 양계장을 하고 있다. 정확히는 태국에 있는 가족들이 대신 운영하고 있고, 나 역시 언젠가 가서 조금은 거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다만 솔직히 말하면 조금 난해한 입장이다.
나는 주로 낚시나 사냥, 파충류·양서류·곤충 같은 생물 관찰 쪽에 더 익숙하다. 그런데 가금류는 조금 다르다. 항상 느끼지만, 닭을 보면 이상하게 생물 관찰보다 요리 생각이 먼저 난다.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지만, 치킨은 도저히 거부하기 어렵다.
현재 산란계가 대략 3,400마리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단순히 닭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정도 숫자를 관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고된 일이다.
물통에 물을 채우고, 사료를 주고, 병이 걸린 개체는 격리시키고, 바닥재를 교체하고, 상태가 좋지 않은 개체를 확인해야 한다. 이건 단순히 힘든 일이 아니라, 반복성과 체력, 관찰력이 모두 필요한 일이다.
달걀 생산도 환경 영향을 크게 받는다. 특히 스트레스와 온도에 민감하다. 조금 선선할 때는 생각보다 산란량이 잘 나오지만, 더울 때는 관리가 훨씬 어려워진다.
태국 농촌 환경에서는 더위와 습도가 동시에 문제가 된다. 냉각기나 환기 장치를 설치하고 유지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한국보다 전기·설비 관리 조건이 더 까다로울 수 있고, 실제 현장에서는 온도 관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물론 닭 사육에 냉각기가 어느 정도까지 권장되는지는 따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태국의 저가형 모텔에 가도 에어컨을 엄청나게 강하게 틀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그만큼 현지의 더위와 습도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부담이 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튼 내 개인적인 연구 관점에서 보면 태국은 상당히 매력적인 환경이다. 신선한 무정란을 구할 수 있고, 자연 조건도 다양하다. 하지만 자연 친화적 연구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

예를 들어 달걀을 화단이나 흙에 묻어둔다고 해서 온전히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태국 같은 환경에서는 미생물 번식, 곤충, 들개, 고양이, 뱀 같은 생물이 쉽게 개입할 수 있다. 인간이 통제한다고 생각해도, 열대 환경에서는 자연이 훨씬 빠르게 반응한다.
뱀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태국에는 의외로 다양한 뱀들이 있다. 비교적 흔히 알려진 비독성 뱀들도 있지만, 동시에 훨씬 위험한 종들도 함께 존재한다.
특히 조심해야 할 것은 파이톤류, 킹코브라, 스피팅코브라, 크레이트류(로알드 달 시리즈 중 가장 좋아하는 「우산뱀」 이야기 속 영화 독 2003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실제로 매우 위험하다.) 같은 코브라과 독사, 그리고 여러 살모사다.

나는 뱀 전문가는 아니다. 뱀을 다루는 솜씨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아마 직접 사육 경험이라고 해봐야 달팽이잡이뱀, 이른바 슬러그 이터 스네이크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파이톤류는 독이 없고 비교적 순해 보일 수 있지만, 그렇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다. 큰 개체에게 물리면 갈고리처럼 뒤로 휘어진 이빨 때문에 깊은 열상과 감염 위험이 생길 수 있고, 대형 개체의 경우 조임 행동 자체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
독사는 더 조심해야 한다. 태국에는 신경독을 가진 코브라·크레이트류와, 출혈독 또는 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살모사가 모두 존재한다. 특히 특이 체질이 있거나 응급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에는 훨씬 더 위험하게 작용할 수 있다.
내 입으로 자랑하긴 조금 그렇지만, 나는 도마뱀 쪽에는 꽤 특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스킨크, 아가마, 모니터, 악어, 스냅핑터틀 같은 파충류의 행동 패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실제로 내 몸에 남은 상처들이 그 경험을 어느 정도 말해준다.
하지만 뱀은 다르다. 뱀은 도마뱀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움직이고, 방어하고, 공격한다. 특히 태국처럼 코브라가 출몰할 수 있는 지역에서는 밤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에 비하면 한국의 뱀들은 비교적 순한 편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한때 뱀독을 두고 “위험하다, 아니다” 하는 이야기가 많았지만, 독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몸 안에 들어와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뱀독은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용이자 공격용이며, 동시에 사냥에 특화된 생물학적 무기다. 독의 종류에 따라 신경계, 혈액, 조직, 혈관, 자율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
흔히 쇼크사라고 표현하지만, 그것은 단순히 사람이 약해서 쓰러지는 문제가 아니다. 몸이 “들어와서는 안 될 물질이 들어왔다”고 강하게 반응하면서 맥박, 혈압, 혈관, 자율신경계가 급격하게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생물이 비교적 순해 보인다고 해서 절대 안전하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결국 닭 사육을 도와주기 싫어서 온갖 핑계를 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핵심은 태국 농촌 환경이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생물학적으로도 위험 요소가 많다는 점이다.
그래도 분명한 장점은 있다.
무정란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무정란은 내 개인적인 관찰과 연구에 있어 상당히 중요한 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