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풋 버드이터(Theraphosa apophysis)
- 2일 전
- 2분 분량

대략 3년 전, 독특하고 유명한 이색애완동물 숍에서 데려온 핑크풋 버드이터다.

오래전 다큐멘터리에서 눈을 반짝이며 좋아했던 개체가 바로 버드이터였다.
일명 ‘새잡이거미’로도 유명세를 탔으며,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타란툴라 중 하나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종이 바로 골리앗 버드이터다. 사진 속 개체는 핑크풋 버드이터로, 골리앗 버드이터와 같은 테라포사속에 해당한다.
먼저 필자는 거미가 정말 새를 사냥할 깜냥이 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본다.
하지만 새들 보다 소형 설치류를 먼저 예시를 들어 볼 수 있다. 야생에서는 서식지가 겹치면서 소형 설치류의 은신처를 털거나, 작은 척추동물을 사냥하는 사례도 있다. 하지만 쥐 같은 경우 쉽게 당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맞서 싸울 정도로 강하고, 몇 번 공격이 실패하면 타란툴라 쪽이 도망가기에 바쁘거나 반대로 먹이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탱크처럼 밀어붙이게 생겼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우리가 가진 환상이 조금 깨지기도 한다.
이렇게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타란툴라의 본능과 설치류의 본능이 서로 맞붙는다고 생각해 보자. 타란툴라는 온몸을 뒤덮은 감각모를 통해 공기의 흐름과 땅의 진동을 감지한다. 시력은 뛰어난 편이 아니지만, 주변의 미세한 움직임과 진동을 읽어내는 감각은 상당히 예민하다. 마치 이노스케가 멧돼지 가면을 쓰고 사용하는 짐승의 호흡처럼, 몸 전체로 주변을 읽어내는 느낌에 가깝다.
반면 설치류도 바보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비슷한 크기의 절지동물 앞에서는 싸움을 꽤 잘하는 편이다. 빠른 박동수와 민첩한 근육을 가지고 있으며, 타란툴라 못지않게 후각과 진동 감지 능력도 뛰어나다. 수염을 통해 주변의 공간과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흐릿한 시야는 후각과 촉각으로 보완된다.
어떻게 보면 둘은 비슷한 방식으로 세계를 감지하는 존재들이다.
타란툴라에게는 날카로운 독니가 있고, 설치류에게는 단단하고 긴 이빨이 있다. 결국 누가 먼저 물고, 누가 먼저 치명적인 위치를 잡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
쥐라고 해서 약한 존재로만 보이지만, 이들은 사실 끝없는 생존 경쟁 속에서 살아남은 동물들이다. 타란툴라와 쥐의 관계 역시 단순한 포식과 피식의 관계라기보다, 서로의 본능이 맞부딪히는 숙명적인 앙숙 관계에 가깝다. 그러니까 논리적으로 새를 사냥할 정도의 피지컬이라면 먼저 설치류부터 정복하고 난 뒤에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웹상에 떠도는 설치류나 소형 조류의 사체에 독니를 꽂아 포식하는 사진들을 볼 수 있는데, 대부분은 연출이거나 우연에 가깝다. 타란툴라나 땅거미 같은 개체들에게서 기회주의적 포식 사례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고도로 발달한 감각모로 주변을 읽어내는 정확도는 마치 고도의 센서에 가까울 정도라, 일부러 리스크를 감수하며 자신보다 큰 동물에게 정면 승부를 하지는 않는다. 조금만 불리해지면 도망가고, 오랫동안 거식할 정도로 예민한 동물이기에 적당한 크기의 먹이나 미동 없는 사체를 포식하는 편이 가장 효율적이고 자연스럽지 않을까 생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