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길가다 주운 명주달팽이

  • 작성자 사진: 고독한바닥가
    고독한바닥가
  • 6월 8일
  • 2분 분량
A. despecta sieboldiana
손 위로 올라 오려는 명주달팽이

며칠 전, 야외 활동을 마치고 비 오는 날 현관 앞에서 달팽이를 발견했다.

이 명주달팽이는 꽤 큰 편이었다. 나는 가끔 길에서 만난 토종 생물을 잠시 사육하며 관찰한 뒤, 원래 있던 곳에 풀어준다. 물론 가능한 선에서만이다.


입양받은 해외 동식물을 방생하거나 유기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안 된다는 걸 명심하자.

그리고 방생을 할 때는 그 지역 생태를 사전에 조사하고, 가능하면 직접 확인한 뒤 원래 있던 장소에 돌려보내도록 하자.

판단이 어렵다면 주변의 생물 경험자, 애완동물숍, 파충류숍, 관련 기관에 자문을 구하는 것도 좋다. 가능하면 남에게 맡기지 말고 직접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뒤로하고, 길가다 주운 명주달팽이에게는 무농약 상추와 잘 씻은 오이와 양배추 제공했다.

손 위로 천천히 기어오르는 모습도 보였다. 이것도 토케이게코 글에서 말했듯, 교감이라기보다는 내 손을 구조물이나 인공물로 인식하는 행동에 가깝다.

하지만 교감이라고 생각해도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달팽이를 사육할 때는 딱 두 가지만 명심하면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고, 두 마리 이상이면 번식도 가능하다.


첫 번째는 흙, 즉 바닥재다.

토양 동물에게 환기가 되지 않는 좁은 공간에서 일반 흙을 사용하면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대한 환기가 잘 되는 흙과 곰팡이에 강한 바닥재를 사용하는 편이 좋다.

널리 이용되는 코코피트를 많이 사용하지만, 환기 조건이 좋고 공간이 넓으며 관리에 익숙하다면 꽤 오래 유지되는 작은 생태계를 조성할 수도 있다. 다만 리스크가 있으므로 초보자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바닥재는 대략 1주일에 한 번 교체하고, 상태에 따라 1~2회 정도 분무해 준다.

먹다 남은 채소나 배설물 때문에 바닥재 산패가 빠르게 진행되면 달팽이가 땅속에 머물지 않고 위로 올라와 지내는 경우가 있다. 이때 습도가 낮으면 점점 말라가며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먹이다. 달팽이는 채소 같은 식물성 먹이를 곧잘 먹지만, 먹이면 안 되는 것도 있다.

특히 깨끗하게 여러 번 씻은 채소를 주는 것이 핵심이다.

달팽이 사료도 있는 것으로 안다. 가공 사료는 성분마다 다르기 때문에 내가 함부로 판단할 부분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 나름 괜찮을 수 있다. 다만 가공 식품은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는 만큼 그에 따른 부정적인 부분도 있다. 대부분의 사료는 밀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잘 먹으면 무조건 건강해진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사료를 준다고 해서 사료만 주기보다는 여러 가지 먹이를 골고루 주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패각은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약해질 수 있다.

되도록 칼슘 함량이 높은 뿌리 채소나 야채를 공급해 주기도 한다.

간단하게 구매할 수 있는 갑오징어 뼈를 주기도 하고, 칼슘제를 뿌려주기도 한다.

하지만 칼슘과 미네랄은 일부 토양에서도 얻을 수 있다.

자연은 칼슘제와 갑오징어 뼈를 따로 제공하지 않는다. 애초에 그런 건 없다.

그럼에도 달팽이가 지금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은, 자연 속에서 필요한 성분을 얻는 방식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아무튼 생각보다 까다롭다고 느껴질 수 있지만, 1주일에 한 번 정도 밀도 높은 채소와 부드러운 채소를 적당히 섞어 주면 된다. 우리가 흔히 먹는 배추, 오이, 무, 당근 정도면 충분하다. 흔하게 먹는 채소가 아니라면 사료 쪽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


굳이 전문적일 필요는 없다.


사실 많이 아쉬운 부분은 정답이라고 정리한 데이터라고 해서 그것이 정답이 될 수 없는 부분이다.

나 역시 전문성이 한참 부족하다.


그렇게 잘 키워도 항상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면

그냥 거기 있는 그대로 가 더 어울릴지도..


아무튼 이 녀석도 관찰만 하고 원래 있던 곳으로 풀어줄 예정이다.


A. despecta sieboldiana
주변 탐색 중인 명주 달팽이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