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벌레 - Ghost silverfish
- 고독한바닥가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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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확한 종류를 파악하기 위해 자세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자료를 찾아보면 관련 데이터가 상당히 뒤죽박죽인데, 흔히 불리는 이름으로는 실버피쉬(Silverfish)가 있다. 영어권에서는 고스트 실버피쉬(Ghost silverfish)라고도 부른다.
현재 관찰한 개체는 외관상 서양좀(Ctenolepisma 계열)으로 판단된다.
더듬이가 짧아 보이지만, 이는 포획 과정이나 이동 중 손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 개체는 일반적인 서양좀일 가능성이 있다. (피드백/문의/제보 badagga69@gmail.com)
흔히 좀벌레라고 부르는 이 개체는 약충은 매우 작고, 성장한 성충은 대략 1cm 안팎까지 자란다. 기록상 수명이 수년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조건이 맞으면 상당히 오래 생존하는 곤충으로 보인다.
다만 정확한 수명은 환경에 따라 차이가 클 가능성이 있다.
좀벌레류는 밝은 곳을 싫어하는 것이 맞지만, 밝다고 해서 바로 죽는 것은 아니다.
어둡고 습한 곳과 사람의 손이 잘 닿지 않는 틈을 선호한다. (사육 경험상 습한 곳, 건조한 곳은 크게 상관이 없는 듯하다.)
극도로 건조한 환경에서도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으며, 활동량을 줄인 상태로 오래 생존하기도 한다.
좀벌레류는 옷, 종이, 풀, 벽지, 섬유질, 전분질 등 다양한 유기물을 갉아먹는다.
오래된 에코백을 베란다에 두었는데 섬유가 부스러져 있다면, 자연적인 분해나 곰팡이 외에도 좀벌레들이 갉아먹었을 가능성이 있다.

좀벌레류의 진화적 이력은 상당히 오래됐다. 일단 생긴 것부터가 작은 화석이라고 불릴 정도로 원시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
외형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들은 절지동물문, 곤충강, 좀목에 속한다. 좀목은 지금까지 알려진 종은 대략 350종으로 대부분의 벌레들의 아주 먼 조상격 특징을 가진 오래된 계통의 곤충이다.
정확한 연대까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좀벌레류와 가까운 원시적인 곤충 계통은 데본기 때부터 존재해온 것으로 여겨진다. (그보다 더 오래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좀벌레류는 특성상 상당히 민첩하고 빠르다. 잡으려면 손에 묻는 것을 어느 정도 감수하고 정확히 포획해야 한다. 조금만 늦어도 순식간에 구석이나 틈으로 숨어버린다.
특히 오랫동안 비워둔 주택이나 오래된 수납 공간에서는 더 자주 출몰하기도 한다.
좀벌레류는 셀룰로스나 전분질을 포함한 섬유성 유기물을 분해해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나 소화 효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좀벌레류가 직접 곰팡이를 대량으로 유발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곰팡이가 생긴 섬유나 종이류, 습한 환경과 함께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오래된 옷이나 종이에서 곰팡이, 갉아먹은 흔적, 섬유 손상이 함께 보인다면 좀벌레류의 활동을 의심해볼 수 있다.
필자는 좀벌레 한 마리를 잡아 시약병에 넣어둔 지 벌써 한 달 정도가 되었다.
시약병 안에는 부엽토 가루가 조금 들어가 있는데, 아마 그것을 먹으며 버티는 것은 아닐까 싶다.
원래는 현미경 표본을 제작할 예정이었지만 며칠 두고 관찰하다 보니, 의도적으로 죽여 표본을 만드는 것이 조금 아깝게 느껴졌다.
조금 더 관찰한 뒤, 자연스러운 시점에 현미경 표본을 제작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