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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그친 뒤 한국 야산 야간 탐방: 먼지벌레·풍뎅이·맹꽁이

  • 7월 11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7월 23일

안녕하세요. 이번에는 비가 그친 뒤 한국 야산 야간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역시 비 온 뒤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가로등 아래로 찾아오는 듯합니다.

야산에 오른 것은 정말 오랜만입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꾸준히 다녔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쉬었다가 이번이 두 번째 야간 탐방입니다.

가장 먼저 반겨 준 녀석들은 먼지벌레입니다. 아, 이곳은 정말 먼지벌레 천국입니다.

저는 먼지벌레를 제대로 공부해 본 적이 없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 번 자세히 알아볼 예정입니다.

정말 많은 먼지벌레 중 유독 큰 녀석이 있었는데, 큰노랑먼지벌레입니다.

냄새는 예상보다 강했지만 맡다 보니 향긋한 풀 냄새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비 온 뒤 한국 야산에서 발견한 큰노랑먼지벌레

짝짓기를 마친 개체인지, 산란을 앞둔 암컷인지는 당시에는 알 수 없었습니다. 먼저 채집 팁을 알려드리면, 저는 플라스틱 소주컵을 들고 다닙니다.

소주는 마시지 않지만, 곤충 채집 중 재빠른 녀석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는 데 유용합니다. 다른 소주컵이나 작은 채집통을 개체가 향하는 쪽에 대고 컵을 살짝 열어 두면 자연스럽게 들어갑니다. 그때 뚜껑을 닫으면 됩니다. 벽을 잘 타는 개체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딱정벌레와 땅거미류는 표면이 미끄러워 쉽게 올라오지 못합니다. 개체가 클수록 다양한 크기의 컵을 이용하는 방법이 꽤 효과적이니 한번 시도해 보셔도 좋습니다. 나름 논리적이고 깔끔한 채집 방식을 고민했지만, 거미 같은 경우는 자칫 옷 안으로 기어들어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야산 정상에 올라왔을 때는 더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공벌레와 개미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 개미들은 뭔가 의심스러웠습니다. 배 끝을 아래로 말고 있는 작은 개미였는데, 국내에도 작은 침개미류가 존재합니다. 정확히 구분하지 못해 아쉽지만, 처음 관찰한 형태라 위치를 기억해 두었다가 며칠 뒤 다시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아무렇지 않게 그곳을 횡단하는 명주달팽이의 모습은 조금 웃기네요. ㅋㅋ

그리고 땅에 돌처럼 보이는 무언가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넓적사슴벌레인 줄 알고 기대했지만, 더 신기한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이 녀석은 큰검정풍뎅이(Holotrichia parallela)입니다.

전체적으로 통통하고 움직임이 둔합니다. 유충은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어 해충으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해충답지 않은 귀여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죽은 줄 알았지만, 자세히 보니 약간의 미동이 관찰됐습니다.

야간 탐방 중 발견한 큰검정풍뎅이


한국 야산에서 관찰한 끝무늬녹색먼지벌레

이 녀석은 끝무늬녹색먼지벌레입니다. 큰노랑먼지벌레보다 조금 더 작고 폭탄먼지벌레와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반날개와 더 얄쌍한 녀석들도 촬영하고 싶었지만 다음 기회로 넘겼습니다.


약 30분 정도 지났을 때 빠르게 움직이는 거미를 발견했습니다. 현장에서는 깔때기거미로 생각했습니다.

역시 소주컵 스킬 시전으로 바로 헌팅했습니다.

갈색빛이 눈에 띄어 풀거미나 가게거미일 가능성도 생각했습니다. 정확한 구분은 집에 돌아가 영상을 다시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맹꽁이와 개구리 소리가 정말 많이 들렸습니다. 녹음된 소리는 맹꽁이의 울음소리로 들립니다.

비 온 뒤 야산에서 들은 맹꽁이 울음소리

이제 아래로 내려가는 길에 큰노랑먼지벌레 수컷을 채집했습니다.

가던 길에는 선사시대 포즈를 하고 있는 방아벌레도 발견했습니다.

하산길에서 발견한 방아벌레

필요한 개체는 아니라 촬영만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조금 아쉽네요.

명주달팽이가 길을 자주 횡단하고 있어 안전한 곳으로 옮겨 주었습니다.

탐방을 마치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잠시 쉬는데, 결혼비행을 하는 개미들까지 관찰했네요.

야간 탐방 뒤 아파트 단지에서 관찰한 개미 결혼비행

여왕개미 몇 마리를 데려오려 했지만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아 그대로 두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개체들을 사육장으로 옮기려고 채집통을 살며시 열어 보았습니다.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짝짓기가 이어지고 있어, 암컷이 수컷을 밀어내지 않는 동안에는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사육장으로 옮기기 전 짝짓기 중인 큰노랑먼지벌레
큰노랑먼지벌레의 짝짓기

옮겨 준 뒤에도 짝짓기는 아침까지 이어졌습니다.

오후쯤 짝이 풀렸고, 암컷의 배는 전보다 상당히 홀쭉해 보였습니다.

산란 여부는 이후 확인이 필요합니다.

짝짓기 뒤 배가 홀쭉해 보이는 큰노랑먼지벌레 암컷

큰검정풍뎅이들은 어리둥절한 눈초리로 주변을 살피다가 곧 땅 밑으로 숨었습니다. 현재는 불린 참나무 칩을 깔아 두었지만, 조만간 먹이용 흙과 산란목을 섞은 환경으로 교체해 줄 예정입니다.

사육 환경으로 옮긴 큰검정풍뎅이

현장에서 깔때기거미로 생각했던 개체는 집에 돌아와 육안으로 다시 확인해 보니 가게거미일 가능성이 더 커 보였습니다. 색만으로는 단정하기 어려워 다음 탐방에서는 형태를 조금 더 자세히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이 개체는 적색 목록 확인 후에 방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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